본문 바로가기

자작시·자작글

피보다 더 진한 그 사랑 흘러라

 

 

피보다 더 진한 그 사랑 흘러라 / 청송 권규학

 

 

봄볕보다 더 따사롭고

가을 하늘보다 더 높고

보름달보다 더 밝고

다이아몬드보다도 더 단단한

 

눈을 감으면 떠오르고

눈을 뜨면 나타나고

안 보면 보고 싶고

만나면 헤어지기 싫어지는

 

소유하기보다는

존재함으로도 행복하고

주고받는 것보다는

아낌없이 나누는 게 더 간절한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일지라도

아무런 연고도 없는 이라 할지라도

그들의 안타까운 소식만 접해도

눈시울을 적시는 게 인지상정이거늘

 

하물며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피를 이어받은 피붙이라면

어찌, 피눈물을 흘리지 않으리

 

우연과 필연의 인연 속에서

서로 사랑하다가 이별하게 되는

어쩔 수 없는 슬픈 이야기보다는

행복한 이야기, 기쁜 이야기가

더 많이 들리는 그런 세상이 오기를.(140421)

 

-세월호 참사에 부치는 묵언(默言)-

 

 

 

 

'자작시·자작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생 3막 58장(2)  (0) 2014.04.24
겹벚꽃  (0) 2014.04.21
인생 3막 58장(1)  (0) 2014.04.20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0) 2014.04.20
그대, 외롭거든 숲으로 가라  (0) 2014.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