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보다 더 진한 그 사랑 흘러라 / 청송 권규학
봄볕보다 더 따사롭고
가을 하늘보다 더 높고
보름달보다 더 밝고
다이아몬드보다도 더 단단한
눈을 감으면 떠오르고
눈을 뜨면 나타나고
안 보면 보고 싶고
만나면 헤어지기 싫어지는
소유하기보다는
존재함으로도 행복하고
주고받는 것보다는
아낌없이 나누는 게 더 간절한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일지라도
아무런 연고도 없는 이라 할지라도
그들의 안타까운 소식만 접해도
눈시울을 적시는 게 인지상정이거늘
하물며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피를 이어받은 피붙이라면
어찌, 피눈물을 흘리지 않으리
우연과 필연의 인연 속에서
서로 사랑하다가 이별하게 되는
어쩔 수 없는 슬픈 이야기보다는
행복한 이야기, 기쁜 이야기가
더 많이 들리는 그런 세상이 오기를.(140421)
-세월호 참사에 부치는 묵언(默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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