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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자작글

접시꽃, 그 아름답고 슬픈 이름

 

 

접시꽃, 그 아름답고 슬픈 이름 / 청송 권규학

 

 

올해도 접시꽃이 피었습니다

대문 밖

수문장처럼 집 앞을 지키는

멀대처럼 키가 큰 연분홍 꽃

 

누군가는 그랬습니다

어머니의 얼굴을 닮은 꽃이라고

그 꽃을 보면 어머니가 생각난다고

자식이 그 꽃에서 자신을 떠올릴까

간절한 염원을 담은 그런…

 

'접시꽃 당신'의 어떤 시인*

옥수수 잎에 떨어지는 빗방울에서

먼저 간 아내와의 애틋한 사랑을 담아냈습니다

 

오매불망 그립고 보고 싶은 사람

세월은 그 사랑마저 업어갔습니다

 

접시꽃을 보면 생각납니다

붉게 타는 접시꽃 꽃잎에 묻어

저만치 사라진 아름답고 슬픈 이름이.(130707)

 

* 어떤 시인

: 도종환 시인, 충남대학교대학원 문학 박사, 1984년 동인지 '분단시대'로 데뷔, 제19대 국회의원

저서 : 옥수수밭 옆에 당신을 묻고, 접시꽃 당신, 담쟁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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