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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자작글

나목(裸木)의 마음으로

 

 

나목(裸木)의 마음으로 / 청송 권규학

 

 

짧은 봄날에 싹을 틔워

긴 여름, 징한 뙤약볕에서 잎을 키웠건만

늦가을(晩秋), 초동풍(初冬風)에 모든 걸 털어내는 너야

 

비움은 마음의 여유를 찾기 위함이요

버림은 마음 안 모든 걸 떨쳐내는 것일진대

비워내고, 버린 후에서야 비로소

마음 안에 참된 진리를 채울 수 있다 했더냐

 

그래, 차라리 그렇게 하자

비우려면 미련없이 비워내고

버리려면 남김없이 털어버리자

 

따스한 봄볕이 다가서는 날

헐벗은 나뭇가지에 움이 돋고

싹이 돋아 잎을 내고

아름다운 꽃과 풍성한 열매를 달게 될 테니.(121219)

 

-2012년 대선((大選) 투표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