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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자작글

가을, 남자의 계절인가

 

 

가을, 남자의 계절인가 / 청송 권규학

 

 

가을, 듣기만 해도

울컥-

가슴 한복판에 그리움의 망울이 맺히는

 

그 긴 여름

차마 다 토해내지 못한 말들

가을 앓이로

계절성 마음 앓이로 그렇게 왔는가

 

이곳저곳, 나뭇잎이 얼굴을 붉힌다

들녘엔 벼 이삭이 고개를 숙이고

과수원의 과일들의 얼굴도 빨갛다

 

바람이 분다, 바람이 났다

매파 할미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앞마을 뒷마을, 이웃사촌에 이르기까지…

 

앞 뒷산, 이 들녘 저 들녘

꽃들이, 단풍잎이 수군댄다

하룻밤 새

가을이 뿌린 스캔들이 노랑신문에 올랐다

 

그 지독히도 뜨겁던 윤팔월의 땡볕도

지긋지긋하던 빗줄기, 거센 태풍도

아무런 두려움 없이 거뜬히 버텨낸 사내

죄가 없다고,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아무리 소리쳐도 소용이 없다

 

가을, 가을 스캔들에 마음을 앓는다

아, 가을이여!

가을은 정녕 남자의 계절인가!(12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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