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不眠)의 가을 / 청송 권규학
잠이 오질 않았다
구부정하게 허리를 구부린
가을, 가을이 깊어갈 즈음엔…
식욕이 왕성한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달려들어
몰려들던 졸음을 쫓아버렸다
맛을 느끼기엔 역부족이었다, 더는
돌아오질 않았다
바짝 마른 입맛은 구실조차 못했다
삶의 입맛을 돋우고 싶었지만
그건 그릇된 생각이었다
어차피 그렇게 되는 게 정상이었다
누구나 세상을 살면서
애틋한 비밀 하나 가슴에 묻고 살며
말 못할 고민 하나쯤 등짐으로 지고 사는걸.(12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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