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다이스가 부럽지 않은 / 청송 권규학
세상 어떤 것도 부럽지 않은 날.
오늘 쉬고, 내일 쉬고, 또 모레도 쉴 수 있는 금요일…
주 5일제 근무제가 정착된 후,
정말이지 누구에게도 뺏기고 싶지 않은 황금 휴식기이다.
이런 날이면, 뭔가 특별한 걸 하고 싶다.
산에 갈까, 강이나 바다에 갈까,
아니면, 그저 애마(愛馬)를 타고 드라이브를 즐길까.
이것도, 저것도 팽개치고 그냥 방콕이나 할까.
망설인 끝에 때마침 오일장 재래시장엘 들린다.
도심(都心)에서 맛볼 수 있는 시골냄새 물씬한 정겨운 그곳,
이 엄동설한(嚴冬雪寒)에 어쩐 일일까?
봄동, 냉이, 쑥, 달래에 적당한 소금기까지…
세월과 계절을 뛰어넘은 재래시장은 늘 살아 있다.
봄나물에 굴과 조개와 메추리알까지…, 육. 해, 공군 두루 사서 요리를 한다.
육군에서 해군으로, 다시 공군을 거쳐 육해공 합동으로…, 하루 이틀 사흘, 그리고….
맛이야 없어도 어쩔 것이며,
아내의 손맛을 느끼지 못한다 한들 또 어쩌랴.
혼자 즐기는 여유로운 시간, 무릉도원 파라다이스가 부럽지 않네.(12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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