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추억 / 청송 권규학
팔월 한가위, 추석 명절이 지난
10월 초하루
가을이 왔다고
가을이 옷자락에 묻어왔다고
들판이 산 녘이 하늘이
풀벌레 울음으로 소식을 전합니다
가을인 듯 가을 아닌 가을 같은 계절
조석(朝夕)으로 불어오는 바람엔
가을 느낌이 물씬하게 배어 있습니다
말은 하지 않아도
보이는 것만으로도
계절은 이미 충분히 가을입니다
낮엔 하늘 가득
태양 볕이 여름을 말합니다
에어컨은 끄고 선풍기는 돌리고
선잠 든 새벽녘엔
밀쳐 둔 홑이불을 당겨 덮는…
만물이 풍성한 이 계절엔
하늘이 높고 티 없이 맑은 이 계절엔
놓치고 싶지 않은 추억 하나 만들고 싶습니다
조물주가 감춰 놓은 귀한 선물 하나 얻고 싶습니다
준 것만큼 되돌려 받고
받은 것 이상 돌려주며
서로서로 나눌 수 있는 정겨운 마음
그런 가을이었으면 좋겠습니다.(23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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