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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자작글

가을 숲

 

 

가을 숲 / 청송 권규학

 

 

들녘에

오곡백과 무르익고

앞뒷동산에

알밤 꿀밤 줄줄이 외출을 하는

계절은 가을, 가을입니다

 

알밤 삼 형제…, 고슴도치 껍질을 벗고

툭 투둑- 길섶에 내려앉고

참나무 5형제…, 털북승이 외투를 벗고

톡 토톡- 풀숲으로 뛰어듭니다

 

기다렸다는 듯

다람쥐 청설모가 잔치를 열어

부지런히 물어 날라 저장하는

가을 숲은 이들의 곳간입니다

 

겨우내 찾아 먹고 남은 것들

새봄엔 연둣빛 새싹으로 인사합니다

알밤도 꿀밤도 겨울나기의 필수식품들

넉넉하고 풍성하게 주는 나무들

부족하지 않게 적당히 남기는 숲친구들

 

주고받고 나누는 가을 숲, 그곳엔

배려와 양보, 관용과 용서가 있습니다

그곳에선 생명이 움트고

사랑과 평화와 행복이 싹틉니다

너와 나, 우리의 가을 숲입니다.(23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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