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별이 되고 싶은 / 청송 권규학
나, 누군가의 별이 되고 싶다
앞을 봐도 첨방
뒤를 돌아보면 둑
사방이 첩첩산중, 깜깜한 어둠
꿈도, 희망도 숲 속의 사슴이다
사슴을 좇으려다가
숲도 산도 보지 못하고
재물을 탐하려다가
사람의 그림자도 보지 못하는
눈앞의 일조차 가늠 못할 우매함
오월 하순의 어느 사소한 아침
아침 공기를 마실 수 있어서
이 나이에 출근할 곳이 있어서
좋다 좋다, 한없이 좋다
눈에 보이는 세상의 모든 게 다
모닝커피 한 잔 뽑아 들고
사무실 책상 앞에 앉는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눈빛으로 주고받는 인사
그것마저도 좋고 또 좋다
누군가의 별이 되고 싶다지만
그럴 수만 있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굳이 별이 아니어도 좋다
달력에 별표를 그려 계획된 삶을 살 듯
그저 누군가의 별인 듯 살아가면 그뿐.(22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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