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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자작글

새해에는 그저

 

 

 

새해에는 그저 / 청송 권규학

 

 

세상의 모든 생명체는 언젠가는 죽지만

죽음은 또 다른 생명을 잉태합니다

죽기 위해 태어난 생명은 없습니다

꽃이 피었다가 시드는 것도

열매를 맺기 위한 숭고한 과정이듯이…

 

송충이는 아무리 배가 고파도

뽕잎을 탐하지 않듯이

길거리에 떨어진 하찮은 물건일지라도

내 것이 아니면 탐내지 말 일입니다

권세와 부귀영화는 더욱 그러하다는…

 

인생이란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

본 것도 못 본 척

알아도 모르는 척

들어도 못 들은 척

장님 벙어리에 귀머거리로 살아야 할

 

임인년(任寅年)…, 검은 호랑이해

새해에는 그저

욕심 없이 텅 빈 마음으로

죽은 듯이 조용히 살아갈 일입니다

세상살이 험난하다면 더욱더.(220109)

 

*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 : '빈 손으로 와서 빈 손으로 간다'는 뜻으로, '삶의 덧없음'을 나타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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