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작시·자작글

가을앓이

 

 

가을앓이 / 청송 권규학

 

 

서로를 알 수 없는 복잡한 세상

두 눈으로 보지 않고

두 귀로 듣지 않은 말들

사람들은 쉽게 믿으려 하질 않는다는

 

하지만, 꼭 보고 들어야만 알까

산이 높으면 골짜기가 깊고

숲이 깊으면 생명이 깃드는 법 

굳이 보고 듣지 않아도 알 수가 있다는

 

10월, 반짝반짝 빛나는 계절

뜨락엔 감나무가 옷을 벗고

들녘엔 온통 만산홍엽(滿山紅葉)

누구나 시인이 되고 철학자가 되는

 

기러기가 남쪽으로 날아가는

가을이 오면

나는 또 뜬금없는 속앓이를 한다

찬이슬 눈물로 흐르는 창가에 서서.(21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