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앞에 가슴을 연 참새처럼 / 청송 권규학
구름 덮인 하늘에서
영롱하게 빛나는 별을 보았습니다
그 별 앞에서 무장해제되던 날
향기로운 우물(尤物)*을 만났습니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고
골이 깊으면 그 골의 생명은 오래가듯이
영원히 여성적인 것만이
우리를 천상으로 인도하는가 봅니다
영웅(英雄)은 운명을 거부한다지만
범부(凡夫)는 그 운명에 순응합니다
그저, 평범한 범부로 살고자 합니다
사랑 앞에 가슴을 연 한마리 참새처럼
행여 미친 짓은 아니었을까, 싶었지만
누구도 함부로 욕할 수는 없습니다
미친 놈이 득실대는 이 세상에서
미치지 않고서는 살 수가 없을 테니.(210908)
* 우물(尤物) : '용모가 아주 아름다운 여인'을 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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