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龍)의 눈물 / 청송 권규학
울퉁불퉁 혼탁한 요즘 세상
인물도 많고 물건(?)도 많다
입만 열면 제 잘났다고 떠벌이는 사람들
어찌어찌 줄을 잡고 승천을 꿈꾸는 이들
누가 잠룡이고 누가 이무기인지
행여 썩은 동아줄을 잡은 건 아닌지…
얽히고설킨 복잡한 세상사
정말 잘난 인물도, 제 잘난 물건도 많다
땅도 하늘도 뒤죽박죽 오염된 세상
정녕 개천에서 용(龍)이 날 수도 있는 걸까
용(龍)도 이무기도 물 밖에 나오면
하찮은 개미에게도 물어뜯길 수밖에 없다는…
호랑이의 발톱과 이빨을 숨긴 채
비루먹은 망아지 행세로 세상을 속인 사람
용의 발톱을 잡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사람들
아무리 고고한 학(鶴)이 되고 싶어도
이미 까마귀 둥지의 검은 날짐승일 뿐
무지개를 쳐다보고 헛물을 켜는 건 아닐는지…
늑대가 풀을 뜯는다고 양이되진 않겠지만
어차피 바둑판의 싸움돌로 살아야 할 운명이라면
역사에 남을 점 하나라도 찍어야 할 터
꽃이 시들면
굶주린 벌 나비조차 쳐다보지 않겠기에
숨지 않고 나서는 게 어쩔 수 없는 선택일지도…
복숭아가 아무리 달게 보여도
고양이 입엔 버려진 생선 대가리만 못하듯이
시궁창에 코를 박은 자가 있어야
마른 바닥에 등짝 붙이는 자도 생기는 법
등 굽은 나무로 오래 사는 것보다는
그저, 열흘 붉은 꽃으로 살려는지도 모를.(21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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