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간지옥(無間地獄)에서의 망중한(忙中閑) / 청송 권규학
남의 사람일지 모르는 수하들과
동료일지도 모를 적들이 난무하는
세상이란 이름의 무간지옥(無間地獄)
하늘의 별보다 더 많은
숱한 세력들의 출현과 몰락
어디쯤일까, 그 사이에서 나의 위치는…
어떠한가, 지금의 세상은
정치는, 경제는, 사회는, 문화는
무간지옥(無間地獄)에서 답을 찾기란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와 다름없는 일
세상을 바꾸려고 용틀임하기보다는
차라리 자신을 바꾸는 게 더 멋질 터
세상이 바르다면
굳이 할 필요가 없겠지만
세상이 바르게 설 수 있도록
사람으로서 할 일을 해야 할…
마음에 큰 뜻을 품었다면
육신의 작은 고달픔이야
감수할 수밖에 없겠기에
무념(無念) 무상(無常) 무아(無我)
그저, 생각과 세상과 나를 잊을 일이다
바람이 가르쳐주는 의식의 저편
단 하나의 미약한 근원까지도…
바람비* 토닥이는 늦은 봄날
전원(田園)의 추녀 끝 발코니에 앉아
술 한 잔에 세상을 한(閑)하노라니
빗소리는 선녀가 부르는 풍류 가락이요
마셔달라 애원하는 농익은 술잔 위엔
달덩이 같은 순이 얼굴이 찰랑이누나.(210501)
* 바람비 : '바람과 함께 내리는 비'의 순 우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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