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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자작글

적과 친구

 

 

적과 친구 / 청송 권규학

 

 

적(敵)도 많고 친구도 많은

살아가는 게 두려운 요즘 세상

아홉 명의 친구보다는

한 명의 적이라도 만들지 말아야 합니다

 

누구나 친구가 될 수 있지만

아무나 친구가 될 수는 없으며

누구나 친구를 만들고 싶지만

반드시 친구로 맺어질 수도 없는

적도 친구도 공존하는 게 세상입니다

 

어제의 친구가 오늘의 적이 되고

오늘의 적이 미래의 친구가 될 수도 있는

참으로 요지경 같은 세상살이

적어도 친구라면 서로 간 숨김이 없어야 합니다

 

적과 친구를 구분하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속으면 패자요 속여야만 승자가 되는

냉혹한 생존경쟁의 살얼음판 위에서

그저 산을 오르듯이 마음을 다잡습니다

산은 높이 오르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깊이 들어가는 게 더 큰 의미가 있을 것이기에.(21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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