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아리랑(2) / 청송 권규학
혼자 있는 그대, 외로우십니까
혼자 걷고
혼자 생각하고
혼자 영화를 보고
혼밥, 혼술에
그냥 멍 때리며 사는 것
어쩌면, 외로움의 상징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혼자라는 건 외로운 게 아닙니다
함께 할 때는
전체 안의 일부분으로 자리하지만
혼자 있다는 건
일부분이 아닌 전체로 존재하는 것
혼자 있음으로 누구에게도 구속받지 않고
자유롭고 순수한 영혼으로 살 수 있습니다
이른 아침
창 밖에서 재잘거리는 새소리
숲 속에서 구구대는 비둘기 소리
담장 너머 개소리 고양이 소리
밭갈이하는 농부의 흥얼대는 소리
자연음악의 아름다움에 감응할 때
혼자가 아닌 전체로서
세상과 조화를 이룰 수도 있습니다
정녕 외로움을 떨치지 못한다면
가만히 창을 열고 기다려 보세요
예쁜 꽃들의 대화를 들을 수 있고
추녀 끝에 서성이는 햇살을 볼 수 있으며
가끔은
스치는 바람과 친구하노라면
우연과 필연의 인연도 만날 것이니.(20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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