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親舊) / 청송 권규학
인생에서 친구는 몇이나 될까
삶이 좋았을 때 선뜻 다가선 사람들
그들을 친구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내가 힘든 상황에 처했을 때
그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제야 친구란 이름의 진면목을 보았습니다
누구나 쉽게 말하는 친구(親舊)란 이름
나이나 학벌로 비교할 게 못되거니와
부(富)로 따지는 건 더욱 아니었습니다
삶이 힘들고 어려울 때
끝까지 곁에 남아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않는
그런 사람을 비로소 친구란 이름으로 부릅니다
내게 닥친 불행은 슬픈 일이었지만
마냥 아프기만 한 건 아니었습니다
작은 불행으로 말미암아
진정한 친구가 누구인지를 알 수 있었기에.(20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