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 청송 권규학
슬플 때
맘껏 웃을 수 있는 이가 얼마나 될까
슬픔에 겨워
웃음이란 떠오르지 조차 않을 것이다
기쁠 때
슬픔을 생각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기쁨에 취해
굳이 슬픔이란 걸 떠올리려 하지 않을 것이다
혹여 속 없는 사람이라고 빈축을 살 지도 모를…,
사람들은 감정이입이 지나치게 빠르다
조금만 슬퍼도 금방 슬픔에 젖어들고
기쁜 일이 있을 땐 또 금세 기뻐 날뛰며
세상의 모든 게 자신의 입장이 된 것처럼
쉽게 울고 쉽게 웃음속을 헤엄친다
세상이야 어찌되었든 상관이 없다
세상의 종말이 온다고 해도 관심 밖이요
그저 나만 좋으면 그만이다
우리가 바라는 건 그리 큰 게 아니다
추운 겨울이면
파릇파릇 새싹 돋는 봄을 기다리고
더운 여름이면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을 기다릴 뿐
겨울에 여름을 원한다거나
여름에 겨울이 쫓아오길 바라지 않는다
그저 아프지 않고 무탈하게 사는 것
해맑은 미소와 위로의 말 한마디면 된다
그런 작은 것 조차 함께할 수 없는
요즘 세상의 아픈 현실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19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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