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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자작글

가을비 내리는 밤에(2)

 

 

가을비 내리는 밤에(2) / 청송 권규학

 

 

지난여름

꼬깃꼬깃 접어 둔 마음 안 책갈피에

한 방울 두 방울 감춰둔 눈물

이 가을, 한꺼번에 비로 내립니다

 

누가 훔쳐볼까 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깜깜한 밤

마음 한 켠에

조작조작 다가와 빗금을 긋습니다

 

빗줄기에 젖고 싶어

쏟아지는 새벽잠을 반납합니다

발코니 밖, 은빛 수은등에 내리던 비

텅 빈 찻잔을 적시고 있습니다

 

문득

축축이 젖어드는 가슴이 됩니다

가을비는 늘 이렇게

옷보다 먼저 마음을 적시는가 봅니다.(18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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