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지경 세상(3) / 청송 권규학
알쏭달쏭 신묘한 세상
세상사 참으로 요지경 속이다
어제의 악(惡)이
오늘에 와서 선(善)으로 변하고
오늘의 선(善)은 또
내일의 악(惡)으로 탈바꿈될지도 모르는…,
약육강식(弱肉强食) 강자 존(强者 存)
권불십년(權不十年)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아웅다웅 엎치락뒤치락 지지고 볶는 세상
누가 흐르는 물길을 거스를 수 있으리
도덕경(道德經)이나 장자경(長者經) 같은 것이야
학문이나 지식으로 풀 수 있다지만
수절가 부르며 뽕밭에 간 여자
치마끈 푸는 것은 지혜가 있어야만 가능한 일
맑은 물을 먹은 독사는 독(毒)을 뿜어내지만
흙탕물 속의 연(蓮)은
튼실한 뿌리를 주고 예쁜 꽃향기를 피우거늘
어찌, 세상에 보이는 것만을 전부라 할까
세상은 왜 이리 불공평할까나
보이는 것보다 물속의 빙산이 더 크듯이
백주(白晝)의 태양 아래 핀 꽃보다도
음지에서 자란 꽃이 더 붉을지도 모를 일
어쩌면, 몸을 우물 안에 두고
마음으로 바다를 이해하려는 어리석음일지도.(18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