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총'을 읽고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속담이 있듯이 아무리 힘들어도
웃는 것이 자신을 위해서나 남 보기에나 좋은 일이다.
그러나 그 좋은 웃음에도 때와 장소를 가려야 할 때가 있다.
진짜 아름다운 세상에는 웃음뿐 아니라 흘려야 할 눈물도 필요하다는 걸 일깨우는 동화다.
풀밭에서 잠이 들었다가 시익거리는 바람 소리에 눈을 뜬 나.
그 소리가 어디서 나는지 찾다가 풀밭 위에 있던 소가 시익! 하고 웃는 걸 발견한다.
바로 그때 빨간 공 같은 작은 것이 소에서 나와 건초더미로 달아나는 걸 보고 쫓아가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빨간 조끼를 입은 난쟁이였다.
살려달라는 난쟁이와 친해지자 난쟁이는 갑자기 작은 총을 꺼내 나를 향해 쏜다.
그때부터 터져나오는 웃음을 주체할 수 없는 나.
그 '웃음총'을 신기해하는 나는 난쟁이에게서 웃음총을 선물받는다.
난쟁이는 '아무데서나 쏘면 안 된다'는 주의사항을 이야기한다.
나는 웃음총으로 아기를 안고 있는 엄마, 지하철에서 싸우고 있는 사람들,
서울역에서 잡힌 소매치기와 형사에게 웃음꽃을 피게 한다.
그러다 어느 골목길에서 여러 사람이 울고 있는 소리를 듣는다.
그 집으로 달려가 울고 있는 사람들을 향해 웃음총을 쏘지만
슬픈 눈으로 웃고 있는 아저씨는 "우리 딸애가 앓다가 오늘 죽었다"고 말한다.
그때서야 나는 '아무데서나 쏘면 안 된다'는 난쟁이의 말을 기억해 낸다.
그리고 깨닫는다. 웃음이 달콤하고 좋은 것이지만 세상은 그것만 가지고는 정말 아름다워질 수 없다는 것을.
동화작가이기도 한 이현주 목사가 40년 전 쓴 것을 다시 손보아서 낸 작품이다.
내가 기분 좋고 편한 것만 진정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는 변치 않는 진리를
아이들 눈높이에서 깨닫게 해주는 귀한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