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손님과 어머니'를 읽고
작가 「주요섭」은 1902년에 출생하여 1921년 매일신보에 '깨어진 항아리'가 입선되어
문단에 데뷔한 후 '인력거 꾼', '살인', '개밥' 등 상해를 무대로 한 많은 작품을 발표했다.
대표작으로는 '사랑손님과 어머니', '아네모네의 마담' 등이 있다.
주인공인 '나(옥희)'의 아버지는 결혼 후 일년만에 죽는다.
그리고 한 달 후에 내가 태어났다.
아버지가 죽은 뒤로 어머니는 한 번도 풍금을 탄 적이 없다.
지금 '나'는 여섯 살 먹은 소녀이고 어머니는 스물 네 살 먹은 세상에서 가장 예쁜 과부이다.
우리 집 사랑에는 아버지의 친구이자 학교 선생님이신 낯선 손님과 외삼촌이 묵고 있다.
아저씨에게 엄마를 보러 가자고 했더니 아저씨는 펄쩍 뛴다.
아저씨에게 우리 아빠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아저씨 얼굴이 빨개진다.
어머니에게 아버지를 보았다고 했더니 표정이 굳어져서 화가 난 것 같다.
어머니는 '나'만 믿고 산다고 말했다.
어머니를 기쁘게 해 드릴려고 생각한 '나'는 빨간 꽃을 구해 아저씨가 주었다면서 어머니께 준다.
얼굴이 빨개진 어머니는 아저씨가 꽃을 주었다는 이야기를 아무에게도 하지 말라고 하신다.
그런데 어머니는 그 꽃을 꽃병에 꽂아서 풍금 위에 놓는다.
그 날 밤 어머니는 소복을 하고 눈물을 흘리면서 풍금을 탄다.
아저씨의 심부름으로 어머니에게 밥값 봉투를 가져다 드리자 어머니는 얼굴이 창백해진다.
아버지를 갖고 싶다고 어머니에게 말하자 세상이 욕을 한다면서 '나(옥희)' 하나면 된다고 한다.
어머니 심부름으로 흰 종이가 끼워져 있는 것 같이 보이는 손수건을 아저씨에게 전해 드린다.
아저씨가 떠나는 기차 모습을 뒷동산에 올라가서 본다.
어머니는 뚜껑을 열어 놓았던 풍금을 잠그고, 찬송가 책갈피 속에 넣어 두었던 꽃송이를 버린다.
매일처럼 오는 계란장수를 돌려보낸 어머니는 어딘지 아파 보인다.
이 작품은 1인칭 화자의 시점에서 쓰여진 소설로써 어린 아이인 '나'의 눈에 비친 어머니와 아저씨의
미묘한 관계를 순수하게 표현하고 있다.
어린 아이의 눈높이에서 '아저씨와 어머니'의 섬세한 감정을
마치 처녀총각의 첫 사랑과 같은 설레임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어머니의 풍금을 타는 모습에서 아저씨에 대한 관심의 정도를 나타내려 했고,
아저씨가 주었다는 꽃송이를 찬송가 책갈피에 간직하는 대목과 아저씨가 떠나는 모습을 뒷동산에서 바라보며
마음 아파하는 모습, 그리고 아저씨가 떠나자 열어두었던 풍금을 잠그고 책갈피의 꽃을 버리는 장면에서
아저씨를 그리워했고 또 애써 잊으려는 어머니의 마음을 쉽게 읽을 수 있다.
이 작품은 초기의 신경향파적인 경향에서 벗어나 따뜻한 인간애와 남녀간의 이성적인 사랑의 감정을 예리하게
포착한 휴머니즘적인 소설로서 읽는 이로 하여금 잔잔한 사랑을 느끼게 한다.
영화를 통해 이미 몇 번인가를 접해 본 작품이지만 수십 년이 지난 학창시절의 추억 속에 묻힌
기억을 끄집어내어 다시 한 번 읽게된 이 소설에서
그때와는 뭔가 다른 감정을 느낄 수 있었기에 몇 마디 소감으로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