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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자작글

경칩(驚蟄)1

 

 

경칩(驚蟄)1 / 청송 권규학

 

 

옷 벗은 나무가

햇살을 걸러내고

봄꽃들이 때를 맞추어

무딘 땅을 흔들어댄다

 

물이 흐르는 곳엔

수서생물들이 찾아와 알을 낳고

젖은 나뭇잎을 오려서 집을 짓는

생명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아직은 꽃눈이 피기 전

숲 속의 나무와 풀꽃들에게

눈을 맞추기도 이른 시간

나도 몰래 손과 발이 분주하다

 

온 들녘의 풀꽃들이 접시 위에 눕고

강과 바다의 온갖 물고기들이

밥상 위로 올라와 비늘을 터는 계절

봄이다, 너와 내가 기다리던 바로 그.(17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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