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연(鳶) / 청송 권규학
오늘 또 한 편의 글을 쓴다
글로 쓰지 않으면 금세 증발되고 말
외로운 삶, 슬픈 사랑, 아픈 추억이기에
고이 쓴 종이를 엮어
하늘 높이 연(鳶) 하나 띄운다
삶과 사랑과 추억을 띄운다
연(鳶) 하나, 연줄 한 가닥에
그리 길지 않은 인생을 건다
방패연일지
꼬리연일지
공작연일지
가오리연일지
어떤 것이라도 관여치 않다
삶이란 건
사랑이란 건
추억이란 건
망망대해의 외딴 섬
구조선을 기다리는 표류자일지도 모르겠기에.(16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