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욕심 / 청송 권규학
집을 짓기로 할라치면
그대와 나, 달랑 몸뚱이만 들어갈
단칸방 하나면 만족할 일이지만
괜스레
안채 따로 사랑채 따로
널따란 거실까지 만들 필요까지야
가끔
상한 속 쓸어내려 한숨이라도 쉴 수 있고
밤하늘의 별을 바라볼 수 있는 작은 창(窓) 하나
호랑나비 애벌레라도 키울 수 있는
두어 평 텃밭이면 될 터
굳이
하나 더 바랄 게 있다면
평생을 거짓부렁이를 나불거려도
그 입술이 달콤하다며 그윽하게 바라보는
당신의 온화한 눈빛이 있다면 그뿐
그리고 또 그리고
효자손으로 등 긁어주고
큰 부채로 사랑을 부치는
주름진 당신의 두 손까지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리 나쁘지 않을….(16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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