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년 그리움(2) / 청송 권규학
겨울이 오지게 내려앉은
정유년(丁酉年) 설날 초입
오랜 역사의 지문(指紋)을 찍으려
천 년 고찰(古刹)의 숲길에 발을 얹는다
산자락을 타고 풍경(風磬)이 흐르면
우수수-
떨어져 뒹구는 이파리의 몸부림
풀숲
나뭇가지도 덩달아 손뼉을 치는…
겨울 숲길을 걸으면
땅의 살결을 만지고
희디흰 눈을 만나고
붉은 노을의 뜨거운 가슴을 만난다
그래서 좋다, 참으로 좋다
뒤척이는 꿈자리를 드물게 찾아와
세상살이가 힘이 들면
자기를 찾아오라 손짓하는 너
정녕 그립다, 솔직한 너의 유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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