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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자작글

가을, 가을은 정녕

 

 

가을, 가을은 정녕 / 청송 권규학

 

 

가을, 가을은 정녕 감성의 계절이다

때론 단풍으로

때론 가을꽃으로

빨간 고추잠자리 은빛 날개로

치밀어 오르는 그리움의 수를 놓는다

 

들녘엔

곡식이 누렇게 익어가고

과수원엔

능금이 새빨갛게 볼을 붉히고

담장가엔

반고흐가 사랑한 해바라기 꽃이

샛노란 얼굴로 활짝 웃는다

 

곳곳에 시립한 가을 풍경들

구구절절이 설명할 필요도 없이

그저

제자리를 지키는 것만으로도 아름답다

 

날이 저물면

쪽진 하늘엔 언제나 별이 있었다

별 하나 나 하나 별 둘 나 둘

별을 헤아리며 청춘을 불살랐던

윤동주의 사랑도 거기에 있었다

 

빛이 있어 충분하고

별이 있어 아름다운 계절

빛과 예술이 공존하는 곳

그것만으로도 삶에 찌든 번민을 잊을 수 있는

 

듣기만 해도 감미롭고

바라보기만 해도 황홀경에 빠지는

가을, 가을은 정녕

사랑과 축복의 호시절인가.(14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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