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같은 사랑 / 청송 권규학
살랑살랑 봄바람
마음 안에 파문(波紋)을 던지는 날
물 위에 떨어지는 빗방울처럼
기쁨과 슬픔이 동그라미를 그린다
어느새 내 안에 들어와 사는 기쁨
슬픔의 이름으로 수없이 말을 걸어도
전혀 놀라는 기색도, 대꾸도 없는…
그랬으면 좋겠다
한데 엉켜도 매듭을 짓지 않는 물처럼
기쁨과 슬픔이란 녀석도
물처럼 부드럽고 자연스러웠으면…
그랬으면 좋겠다, 삶이란 것도
물 같은 마음으로 살아가는 일상
사람들은 늘 그렇게 말한다
그런 삶은 언제나 여유롭다고…
기쁨이든, 슬픔이든
물처럼 부드럽고도 유유자적할 수 있다면
얼마나 아름답고 대견스러울까
정녕 그랬으면 한다. 사랑이란 것도
눈앞의 희로애락에 우왕좌왕하지 않고
멀리 있는 행불행에 부화뇌동하지 않고
그저 물처럼 부드럽게 젖어들기를.(13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