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이름 석 자 / 청송 권규학
어느 날 문득, 수첩의 맨 앞장에 적힌
당신의 이름을 지웠습니다
휴대전화 친구 목록에서도
당신의 이름표를 없앴습니다
당신은 정녕 내 곁에서 멀어졌나요
아니면, 처음부터 없었던 사람인가요
평범한 지인(知人)의 이름은
가나다, 순서대로 나란히 적고
좋아하는 사람의 이름은
수첩의 맨 앞에 적는다지만
당신의 이름 석 자
전화번호 열한 자리
수첩의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세상에 하나 뿐인 당신의 이름
바람불면 날아가고
비가 오면 비에 젖고
손을 타면 닳아 없어질세라
보이지 않는 깊고 깊은 곳
마음속 깊은 곳에 새겨 넣었습니다
당신은 나 하나의 사랑이기에.(130303)
'자작시·자작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 바다, 그곳엔 (0) | 2013.03.06 |
---|---|
마인드 콘트롤(Mind Control) (0) | 2013.03.05 |
천사(天使)와 악마(惡魔) (0) | 2013.03.02 |
그리움의 색깔(2) (0) | 2013.03.01 |
밧줄 (0) | 2013.03.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