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風磬)소리(2) / 청송 권규학
뎅그렁뎅그렁 땡강땡강
풍경(風磬)소리 고혹적으로 울리면
처마 끝에 나서지 않아도
산사(山寺)에 마실 나온
밤바람의 인기척을 느낄 수 있다
저 먼, 태곳적의 이야기들
아스라이 스쳐 지난 바람의 기억들
시간의 공간을 가르며 달려나와
오랜 회포로 필연(必緣)을 엮는 풍경(風磬)*
보풀보풀 동트는 새벽녘
깨진 유리알처럼 퍼져 흩어지는 안개
자못, 쓸쓸함으로 지저귀는 새소리
뎅그렁 땡강땡강, 그 모든 걸 안고 우는…
듣지 않아도 들린다
보지 않아도 보인다
만져보지 않아도 느껴진다
비바람 몰아치는 거친 날에도
풍우설상(風雨雪霜) 섞어 치는 혹한에도
잠들지 않고 나를 지키는 너
뎅그렁뎅그렁 땡강땡강
해맑은 호소, 네 영혼의 울림이다.(120725)
* 풍경(風磬)
: 중국에서 전래된 것으로 '절[寺]이나 누각의 처마 끝에 매단 경쇠'.
풍령(風鈴) 또는 풍탁(風鐸), 첨마(檐馬)라고도 하며, 작은 종처럼 만들어 가운데 추를 달고
밑에 쇳조각으로 물고기 모양을 만들어 매달아 바람이 부는 대로 흔들리며 맑은 소리를 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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