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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자작글

詩를 쓰려거든 여름 바다에 나가 보라

 

 

 

詩를 쓰려거든 여름 바다에 나가 보라 / 청송 권규학

 

 

여름엔 바다에 나가 보라

언제나 말없이 평온한 듯하다가도

가끔은 세상을 집어삼킬 듯이 포효하는 바다

그런 바닷가에서 詩 한 수 읊어 보라

 

깊게 출렁이는 바닷물의 용틀임

바윗돌을 때리는 파도의 성깔

쉴 새 없이 뭍을 기어오르는 물결의 반항

그런 것들을 피해 바다의 몸에 펜을 대 보라

 

끝이 있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바다

그곳엘 가면

누구나 詩 한 편 쉽게 읊조릴 수가 있다

영원하지 않지만, 영원할 것만 같은 그런

 

詩와의 만남을 위해 바다에 가 보라

모여드는 사람들의 몸짓에서

깨알 같이 돌아눕는 모래알의 반짝임에서

시어(詩語)를 주워 바다에 띄워보라.(12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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