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 청송 권규학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은
사람과 사람을 다독여 함께하는 일이다
그것도 남자와 여자의 화합을 주도하는 일
그것은 너와 나의 발등에 떨어진 불이요
인류에게 부여된 지상 최대의 과제이다
가정의 화목을 이루지도 못하면서
어찌 조직의 화합을 이끌어 가고
세상의 합치를 운운할 수 있을까
나는 아직도 한없이 모자라고 서툴기만 하다
사내의 닫힌 가슴을 열기엔 턱없이 모자라고
여자의 엉킨 속내를 풀어내기엔 더없이 서툴다
비옥한 밭이 있어야
우량한 씨앗을 뿌릴 수 있으련만
메말라 비틀어진 모래밭에서
어찌, 살찌고 탐스런 열매를 기대할 수 있으랴
가끔은 가슴을 열어놓고
마음껏 소리쳐 울고 싶고
뒤틀린 속마음을 쏟아내고도 싶다
편안한 너의 앞가슴을 빌릴 수만 있다면.(21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