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트'를 읽고
작가 「알베르 까뮈」는 1913년 알제리의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2차 대전 중에는 언론인이자 레지스탕스로 활약했다.
1942년에 소설 '이방인', 평론 '시지프의 신화'를 발표하여
부조리를 명석하게 의식하면서 그것에 반항하는 부조리한 인간을 그려냈다.
이 소설은 프랑스령 알제리의 '오랑 시'에서 흑사병이 발생한다는 가공의 소설이다.
'페스트'가 발병했음에도 사람들은 현실을 인정하려 하지 않고,
또 그것이 '페스트'라는 것을 시인하려 들지 않는다.
그것이 어떤 병이며, 그 병이 전염된다면 어떻게 되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변하지 않는다. 아니, 변할 수가 없다.
떼죽음을 당하는 쥐, 하나하나 쓰러져가는 사람들을 보고 난 뒤에서야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그것이 '페스트'임을 시인한다.
수천, 수만 마리의 쥐가 죽어도, 그리고 인간의 목이나 겨드랑이,
그리고 사타구니가 가려워도 서로 자기가 '페스트'에 걸렸음을 시인하지 않는다.
결국 시외로 통하는 모든 문이 닫히고,
외부와의 연락마저 두절된 채 '오랑 시'는 거대한 감옥으로 변한다.
시민들은 불안에 휩싸이고 여기저기서 혼란이 일어난다.
이기주의자가 난무하고 자포자기와 허탈감에 빠지는 사람들이 속출한다.
그러한 와중에서 의사들이 의료지원 봉사대를 결성한다.
이 작품은 '이방인'의 주인공인 '뫼르소'적 인간상의 연장과 성장이라는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죄를 범했건 말건 모든 사람이 사형선고를 받고 그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세계,
그것은 더 넓게 생각하면 우주의 적의를 온 몸에 받고있는 인류와도 비교된다.
인간조건에 얽메인 세계에서 사람은 결코 남의 도움을 기대할 수 없고,
자기라는 내적인 고독 속에 추방되고 만다.
이것이 이 작품의 세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