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자작글
남자의 인생(2)
靑松 권규학
2025. 6. 13. 16:49
남자의 인생(2) / 청송 권규학
산다는 것, 참으로 쉬운 일이다
오늘은 동가숙(東家宿)
내일은 서가식(西家食)
그저 속 편히 그렇게만 살 수 있다면…
사람이 어찌 그렇게 산다더냐
특히 남자(男子)란
열사람을 먹여 살려야 하는
크고 무거운 책임을 타고났거늘
몸뚱이에 상처 하나 없이
살아있는 남자는 사내도 아니다
맨몸으로 가시덤불을 헤쳐나가는 것
남자의 삶이란 그런 거라는…
짐승은 먹이 때문에 죽고
사람은 욕심 때문이라지만
짐승은 힘이 없어서 죽고
사람은 분별력이 없어서일 뿐
여자가 절개라면 남자는 배짱일 터
모름지기 남자의 인생이란
한 여자 앞이라면 신이 될 수 있어도
두 여자 앞에서는 개가 될 수밖에…
산다는 것, 참으로 힘든 일이다
꿈과 희망이란 배부른 자의 헛소리
살아갈 삶이 걱정인 사내들에겐
벅찬 삶보다는 죽음이 더 편할지도.(25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