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읍성의 여름…, ② 남산계곡에 가다
청도읍성의 여름…, ② 남산계곡에 가다
①부에서 '도주관(道州館)'에 대해 알아보았다.
②부에서는 읍성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남산계곡을 소개하고자 한다.
'도주관(道州館)'을 나와 읍성길을 시계 반대방향으로 걸었다.
화양교회를 지나 화양초등학교 방향으로 오르노라니
청도8경에 이름을 올린 청도의 진산 남산(오산/鰲山)이 눈앞으로 다가선다.
'남산에 태양이 떠오르는 아침 풍경'을 일컬어 '오산조일(鰲山朝日)'이라고 하여
그 아름다운 풍경에 매료된 사람들이 당당히 청도 제1경에 그 이름을 올렸다.
남산(南山)이라!
서울과 경주 남산은 도읍과 관련되어서 남산이라 명명(命名)되었지만
청도 남산(南山)은 과연 무슨 이유로 남산이라고 이름 지어졌을까.
해발 870M의 청도 남산은 그리 높지 않으나 청도/화양 군민들의 산책로로,
산을 좋아하는 여행객들의 등산이나 산행지로 유명하며,
남산계곡의 여름은 아이들의 물놀이가 가능하고 아름다운 경치로 말미암아
이곳을 찾아오는 관광객 & 피서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이다.
남산계곡 산책로 주변에는 천년고찰 신둔사와 남산기도원, 도교사원 백불원 등
문화재적 유산들이 있어 볼거리와 함께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정신적 지주를 제공한다.
천년고찰 신둔사…!
천년고찰이라지만 조릿대가 서걱대는 좌우로
은행나무와 소나무 몇 그루가 마주 선 입구 쪽으로 낡은 해우소가 자리한…,
사찰 입구의 풍경은 다소 초라했다.
하지만, 청풍루(淸風樓)를 지나 사찰 내부를 들어서니 커다란 범종각과 대웅전,
삼성각과 영신보탑 등이 고려 보조국사 지눌이 창건했다는 사찰의 역사를 가늠케 한다.
신둔사에서 내려오는 길…, 오른쪽으로 자리 잡고 앉은 건물이 보인다.
산책로 한쪽 편에 자리 잡은 남산기도원은 조용한 분위기가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바라는 만큼 소원을 이룰 수 있게끔 고즉넉한 분위기가 자못 의미심장함을 준다.
한참을 더 내려오니 도교사원 백불원이라는 간판이 보인다.
오를 때 지나쳤던 곳인 듯싶어 안내간판을 훑어본 후 사원 안으로 들어섰다.
거대한 입석(立石)과 미륵보살상이 위압감을 주는 입구를 지나 미륵보궁-포대화상-
비로자나불-고생대 풀 석순-약사여래불-화산석-나반존자-삼존불상 등을 두루 살폈다.
창건된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은 듯했으나 다양한 불상과 고목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작은 물웅덩이와 금빛 금붕어들…, 그리고 거대 암석들이 사원의 웅장함을 돋보이게 했다.
신둔사와 백불원을 지나 구불구불 시멘트 포장길을 내려오니
군데군데 전원주택 사이로 미근식당이니, 헬로선샤인 등
몇몇 음식점과 카페의 간판이 보인다.
좁은 길인지라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복차통행은 어려워도
군데군데 비켜갈 수 있는 시멘트 포장길이 시원하게 뚫려있어 좋았다.
남산계곡 초입에는 푸짐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음식점과 찻집이 즐비하다.
그중 하나가 맛갈스런 한방 녹두백숙 요리로 유명한 미근식당이 있다.
백숙은 조리시간이 많이 걸리니 사전 예약 후 방문하는 것이 좋다.
남산계곡의 뷰를 잘 살려 방갈로 형태의 평상을 배치하였고,
계곡으로 아이들이 물놀이를 할 수 있도록 시설을 적절하게 설치하여
찾는 이들이 편하게 쉴 수 있도록 배려한 게 좋게 보였다.
맛있는 음식을 먹은 후 인근 찻집 '헬로선샤인'에 들러
차 한 잔을 나누며 담소를 즐긴다면 신선이 따로 없을 것이다.
경북 청도군 화양읍 화양남산길 136에 자리 잡은 카페 '헬로선샤인'은
남산계곡의 정취를 잘 살려서 내부 정원을 아름답게 가꾸어 놓은 것이 특징이다.
'헬로선샤인 캠프'를 이용하려면 사전 예약이 필수이다.
노을숲속, 헬로정원, 올챙이뜰, 벚꽃피크닉, 숲속계곡 등
최대 6인까지 이용 가능한 다섯 개의 지정석이 있으며,
예약된 가족에 한해서 캠프에 들어갈 수 있다.
준비된 캠프의 가족단위 나들이객들의 표정에 행복이 묻어난다.
특히 서로 근접해 있는 미근식당과 '헬로선샤인'…,
맑은 물이 흘러내리는 산책로와 무릉도원(?)과도 같은 전원주택…,
계곡을 끼고 잘 관리된 전원주택들의 전경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부러워하면 지는 것이라고 하던가.
승패여부를 떠나 아름다운 전원풍경에 매료되어 한참을 머물렀다.
계곡 가득한 풀향기를 따라 산책로를 돌아드니 청아한 닭울음소리가 들린다.
그 끝 산책로 옆으로 여러 종류의 닭이 아름다운 미모(?)를 자랑한다.
금계, 백환, 청계, 오골계, 자보, 그리고…, 내가 아는 이름은 여기까지다.
똑같은 닭이건만 어찌 이리 다른 모습에 아름답기까지 할까.
찰칵찰칵…, 평생을 꿈꿔왔던 풍경들이기에 부지런히 폰에 담았다.
-사진 유출을 거부하는 주인장의 요구로 자료전체를 올리지 못해 아쉬움-
사는 곳과 그리 멀지 않은, 아니 너무도 가까운 곳!
그런데도 이렇게 아름답고 깨끗한 곳을 이제야 오게 되다니…!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남산계곡과는 상관없는 것일 수도 있지만-
청정계곡의 곳곳에 버려진 쓰레기들이 눈쌀을 찌푸리게 했고,
계곡 초입에 다수의 축산농가가 가축을 사육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청정지역 그 가까운 곳에 자리를 잡은 극혐의 오염원이라니…ㅠㅠㅠ
정말이지 흑과 백의 대조적인 풍경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미근식당'이나 '헬로선샤인'…!
두 업체 모두 피서지 주변의 시설이니 만큼
아름다운 주변환경을 적절하게 이용하여 시설을 배치한 특성이 있으나
관광/피서객들을 유치하여 이익을 추구하는 만큼
환경보호는 물론 관광지 이용의 편의를 제공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데 더 많은 신경을 써 줬으면…, 하는 바람(望)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