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자작글

빛과 소금

靑松 권규학 2022. 10. 28. 08:34

 

 

빛과 소금 / 청송 권규학

 

 

탁류(濁流)가 있어 청류(淸流)가 있고

맹물이 있기에 짠물이 있는 것처럼

어둠이 있기에 빛이 있지만

빛이 있어 어둠이 있는 건 아닙니다

 

세상에 생명을 주는 게 빛이라면

음식의 맛을 내는 건 소금입니다

빛과 소금, 없어선 안 될 소중한 존재

빛이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 없듯이

소금이 없는 음식은 무미건조합니다

 

사람의 이름으로 세상에 와서

한 줄기 빛으로 희망을 주고

한 줌 소금으로 맛을 낸다지만

내 한 몸 얼마나 태워야만

빛의 이름을 얻을 수 있으며

내 속살 얼마만큼 녹여내야

소금의 깊은 맛 우려낼 수 있을까

비록, 빛과 소금은 못 될지라도
스스로 갈고닦고 적절히 간 들여서
맛있고 괜찮은, 꼭 필요한 사람

빛과 소금의 그림자로 살아가고픈.(22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