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자작글

때론 가까이 때론 멀리

靑松 권규학 2022. 7. 18. 14:21

 

 

때론 가까이 때론 멀리 / 청송 권규학

 

 

그대가 그립습니다

가까이 있는

마음 떠난 너보다는

멀리 있지만

늘 같은 마음인 네가 더

 

가까이 있다고 해서

다 친한 건 아니듯이

멀리 있는 너라고 해서

더 먼 것도 아닙니다

거리와 거리, 간격과 간격 사이

공간을 잇는 마음 하나면 충분합니다

 

벽을 마주하고 홀로 누운 밤

등을 맞댄 뜨거운 너의 체온보다도

차가운 벽이 훨씬 더 좋았습니다

가까운 거리의 차가운 너보다는

좁은 간격의 알 수 없는 너보다는

마주한 벽이 훨씬 더 포근했습니다

 

음(陰)과 양(陽)이 쉼 없이 교차되고

어김없이 바뀌는 계절 속

마음이 닿지 못한 그늘진 일상

가끔은 독(毒)인 듯하다가도

때론 약(藥)이 되기도 하는 그런.(22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