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자작글

세상이란 이름의 황량한 벌판에서

靑松 권규학 2021. 10. 17. 16:58

 

 

세상이란 이름의 황량한 벌판에서 / 청송 권규학

 

 

세상은 항상 그렇게 전한다

슬픈 일이 있고 난 후엔 기쁜 일이 오리라

사람들은 늘 이렇게 말한다

아무리 힘들어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

그래서 그런지 세월 참 빠른 것 같다

하루에 하루를 더해 금세 일주일이 되고

한 주가 겹쳐 금방 한 달에 일 년이다

 

그랬으면 좋겠다, 너는

아무리 세월이 빠르다고 할지라도

아무리 냉정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너무 빨리 지나가지 말고

오랫동안 내 곁에 머물렀으면 한다

그러지 않고

세월처럼 무정하게 떠나가 버린다면

냉정한 사람처럼 뒤돌아서 버린다면

 

너무 쓸쓸할 것 같다

너무 초라할 것 같다

너무나 슬플 것 같다

너무도 아플 것 같다

떠나는 너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네가 떠난 계절의 뒷자리에 서성이는

세상이란 이름의 황량한 벌판에 던져진 내가.(21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