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자작글

6월의 들길에서

靑松 권규학 2021. 6. 14. 10:27

 

 

6월의 들길에서 / 청송 권규학

 

 

얼마나 더 많은 풀꽃을 알아야
들길을 걷는 내 발걸음이 가벼워질까
얼마나 더 많은 나무를 배워야

숲길을 찾는 내 마음이 평안해 질까

 

지천(至賤)에 깔린 풀꽃과 나무들

그들을 아는데도 쉽지가 않거늘

사람 사는 세상을 제대로 아는 데는

또 얼마나 많은 세월을 견뎌야 할까

 

버리고, 비우고, 내려놓아야만 한다기에

그래야만 제대로 된 삶을 살 수 있다기에 

자세를 낮추고 모든 걸 털어내었지만

잘 사는 모양새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구나

 

너무 많은 걸 내려놓고 버린 건 아니었을까

어쩌면, 그런지도 모를 일이다

내가 나를 소중하게 챙기지 않으면

남들도 나를 소중히 여기지 않을 테니.(21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