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자작글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5)
靑松 권규학
2021. 2. 16. 09:53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5) / 청송 권규학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상대방의 아픔과 어둠까지 껴안을 수 있는
넓은 아량과 넉넉함이 있어야 합니다
새를 사랑한다는 것은
새장 속에 새를 가두겠다는 게 아니라
하늘 높이 훨훨 날게 해 주겠다는 뜻이듯이
꽃을 사랑한다는 것은
화분에 꽃을 담아 창가에 두려는 게 아니라
넓은 들판에 뿌리를 내려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게 하려 함입니다
슬픈 사랑이든 기쁜 사랑이든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마음을 의기양양하게 만들고
마음 안에 순수함이 녹아들게 합니다
순수란 완벽한 아름다움이 아닙니다
이지러진 조각달과 지는 꽃에서도
지극한 순수를 발견할 수 있듯이
뭔가 불안전하고 부족한 모습
거기에서 우리는 참사랑을 발견합니다
사람은 늘 채움을 추구하려 애를 쓰지만
때로는 넉넉함보다는 비움과 모자람이 더
아름답다는 걸 실감할 수 있습니다.(21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