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자작글

너에게 난 나에게 넌(1)

靑松 권규학 2020. 12. 11. 23:13

 

 

너에게 난 나에게 넌(1) / 청송 권규학

 

 

어떤 사람일까요

어떤 존재일까요

너에게 난

나에게 넌

 

똑바로 걷던 걸음을 멈추고

옆으로 난 샛길을 돌아봅니다

뭘까, 무슨 일일까요

요즘 들어

부쩍 그런 날이 많아지는 건…

 

눈으로 듣고 코로 맛을 보고

귀로 보고 입으로 냄새를 맡습니다

하지만, 마음에 차질 않습니다

흩어지는 말과 변덕스러운 감정만 쌓일 뿐

도무지 마음이 안정되질 않습니다

 

중년의 사추기(思秋期) 때문일까요

속절없이 흐르는 세월이 두렵기만 합니다

삶이, 세월이

조금만 천천히 흘렀으면 좋겠습니다

한 해의 끝자락에서 문득 깨달음을 얻습니다

 

산다는 게 그다지 복잡하지 않습니다

사랑도 행복도 멀리 있지 아니합니다

행복은

눈과 혀에 있지 않고 소리와 냄새에 있으며

사랑이란 것 역시

방향성이 아닌, 한 방향이 되는 것이란 걸.(20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