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자작글

순정(純情)

靑松 권규학 2020. 11. 28. 12:25

 

 

순정(純情) / 청송 권규학

 

 

날이면 날마다

밤이면 밤마다

보고 또다시 봐도

다 볼 수 없는 너의 모습

 

눈을 뜰 땐

헝클어진 머리 눈곱 낀 얼굴

낮엔

짙은 화장에 위장과 변장까지

어디까지가 진짜인지 알 수가 없고

저물녘이 되어서야

도둑괭이처럼 슬며시 들어왔다가

뱀이 허물을 벗듯 스르르-

다시 눈을 떠 아침을 맞는…

 

평생을 살아도 알 수가 없어

해거름, 땅거미 기어드는 추녀 끝

외 걸음 디디며 마중을 합니다

밑 빠진 독에 물을 부을지라도

지고지순한 이 마음의 진실이

차디찬 그대 마음에 닿아

메마른 땅의 풀잎이슬에

한 모금의 감로수가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행복이라 할…

 

언제쯤일까 어디쯤일까

너의 마음 백에 하나라도

너의 모습 열에 하나라도

제대로 알아볼 수 있을 그날이.(20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