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자작글

내 탓이었습니다

靑松 권규학 2020. 11. 7. 09:24

 

 

내 탓이었습니다 / 청송 권규학

 

 

물 흐르듯 흐르고

바람 불 듯 스치는

막을 수도 잡을 수도 없는

참으로 덧없는 세월

나이만 한 살 두 살 먹어갑니다

 

세월이 흐를수록

손발이 저려오고

허리도 아파오고

혼자라는 게 서럽기만 한

외롭고 힘든 세상살이

누굴 부르려고 해도 쉽지 않습니다

 

'당신'인 줄 알았습니다

'나이'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날 힘들게 한 것도

날 슬프게 한 것도

누구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이제야 알았습니다

내 몸에 상처를 낸 것도

내 맘을 아프게 한 것도

'당신 탓'도, '나이 탓'도 아닌

바로 '내 탓'이었다는 것을.(20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