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자작글

아름다운 은퇴

靑松 권규학 2020. 9. 10. 20:00

 

 

아름다운 은퇴 / 청송 권규학

 

 

은퇴의 강을 건넌 지 몇 해

아직은 팔팔하다 자신했지만

이곳저곳 여기저기

결리고 쑤시는 믿지 못할 몸뚱이

 

가진 능력 있는 재주 다 동원해 봐도

좋다고 불러주는 이 하나 없고

당당히 일할 곳이 없어 슬픈 신세

나이의 장벽 앞에서 눈물 흘리는….

 

세상살이가 어찌 혼자뿐일까

누구나 세월 앞에 장사 없으리니

젊다고 뻐길 일도

늙었다고 주눅 들 일도 아니라네

 

은퇴란

끝이 아닌, 새로운 인생을 열어가는 것

어쩌면, 인생에서 완전한 자유를 갖는

처음이자 마지막 특별한 순간일지도.(20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