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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독작(月下獨酌)-사람이 그리운 날에-

靑松 권규학 2020. 5. 16. 16:18

 

 

월하독작(月下獨酌)-사람이 그리운 날에- / 청송 권규학

 

 

종일토록 세상 일에 시달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엉키다 보면

텅 빈 가슴이 아리고 시릴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어김없이 생각나는 너

세상에 너만 한 것도 따로 없다

 

함께할 누군가가 있다면 좋겠지만

그저

달 밝은 밤 발코니에 앉아

그림자랑 술잔을 주고받으며

월하독작(月下獨酌)*하는 것도 괜찮을 듯

 

따뜻한 곱창전골이라도 있다면

더할 수 없이 좋겠지만

깍두기 김치 한 조각에

시 한 수 읊조릴 수 있다면

그 멋진 운치를 비길 바 없으리

 

술의 좋은 점은 말로 다 하기 어렵지만

그중에서 으뜸은 단연코

좋은 친구를 사귀게 한다는 것

사람이 그립고 보고 싶은 날이면

너와 함께 그리움을 달래고 싶은.(200516)

 

* 월하독작(月下獨酌) : '달빛 아래서 홀로 술을 마신다'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