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자작글

2020. 잃어버린 봄

靑松 권규학 2020. 4. 23. 10:27

 

 

2020. 잃어버린 봄 / 청송 권규학

 

 

봄 향기 머금은 전원(田園)의 뜨락

수선화 금낭화 영산홍 명자꽃

봄꽃들 앞다투어 피어나고

담장엔 덩굴손 담쟁이가

감나무 가지엔

연둣빛 제비부리 새싹이 조잘댑니다

 

그 긴 겨울의 혹한(酷寒)을 견뎌

힘찬 기지개로 잎과 꽃을 피우는

계절의 봄은 알게 모르게 왔지만

예년의 그 화사한 봄은 찾을 수 없고

봄 다운 봄기운은 멀기만 합니다

 

혼탁하고 어수선한 세상이라고 해서

넋을 놓은 채 멍하니

먼 하늘만 바라보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세상이란 건

아내가 차려주는 밥상 위의 음식처럼

무엇이든 맛있게 먹어줘야 할 테니.(20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