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자작글

운명이었을까, 우리의 만남은

靑松 권규학 2020. 3. 10. 14:18

 

 

운명이었을까, 우리의 만남은 / 청송 권규학

 

 

우연의 이름으로 만나서

필연의 이름으로 자리한

인연이란 이름의 사랑앓이

운명이었을까, 우리의 만남은…

 

운명을 믿는 자에게는

비껴갈 수 없는 길일지 몰라도

극복하려면 넘지 못할 산도 아닌

빽빽이 들어찬 고뇌의 숲 속

칸칸이 막힌 마음의 장벽이 높다

 

왜 그랬을까, 앞뒤 생각도 없이

금강석도 그 가치를 몰라보면

유리보다 하찮게 보이는 법이거늘

껍데기뿐인 자존심에 금칠을 한 건 아닌지…

 

정녕 운명이란 이름이었을까

행여 참새로 태어났으면서

봉황의 날개를 얻으려 한 건 아니었을까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려는

진실 아닌, 진실 같은 변명인 것을.(20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