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松 권규학 2019. 10. 22. 18:27

 

 

불청객 / 청송 권규학

 

 

가을빛 저무는 들녘에 스산한 바람이 분다

때 아닌 태풍과 폭우가 분탕질을 치고

세상은 세상 대로 난리 북새통이다

 

광야를 달리는 말이 뒤를 돌아볼 리가 없듯이

풀숲을 스치는 호랑이가

발아래 깔린 사마귀를 신경 쓸 리 만무하다

세상이야 세월 따라 저절로 흐르겠지만

함께 달리는 존재가 무엇인지가 궁금할 뿐…,

 

용기란 두려워하지 않는 게 아니라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맞서는 것

사나운 호랑이를 두려워하지 않고

달리는 말에 굴하지 않을 용자(勇者)는 없는가

 

서로 다른 생각과 보이지 않는 대립과 갈등

끊이지 않는 정쟁(政爭)에 길거리로 몰린 민심

언제까지 소모성 논쟁에 국론을 허비해야만 할까

옳고 그름을 떠나 나라의 미래가 걱정되는…,

 

주야장천 뿌리던 가을비가 이제야 잠잠하다

정치판만큼이나 짓궂은 올가을 날씨

입동(立冬)을 전후해서 내리는 비는 괴롭다

색깔 시비에 몸살을 앓는 너, 네가 그렇듯이.(19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