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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촛불이었나

靑松 권규학 2019. 9. 20. 10:58

 

 

누구를 위한 촛불이었나 / 靑松 권규학

 

 

누구나 쉽게 입에 올리는 말

아무나 쉽게 이루지 못하는 일들

아무런 준비도 계획도 없이

그저 흐르는 물살에 떠내려오는

나뭇잎 하나 건져 들고

개혁이니, 혁명이니 주접떠는 짓들

그건 선전선동의 다른 이름일 뿐

개혁이란, 혁명이란 이름은 당치도 않다

 

개혁 입네, 혁명이었네

누구네 집 강아지 이름 부르듯 짖어대는 사람들

두 귀 활짝 열고 들어야 할 것이며

두 눈 똑바로 뜨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개혁과 혁명이란 그렇게 가벼운 게 아니란 걸

 

속속들이 뭔가는 달라져야 한다

겉모양이 달라진 그릇에 물만 바꿔 담는 게 아니라

같은 그릇일지라도 전혀 새로운 성분을 담는 것

비록 피를 흘리는 투쟁까진 아니더라도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적어도 한 번쯤은 뼈를 깎는 고통과

운명을 건 고민을 하고서야 붙일 수 있는 이름

그런 걸 개혁이요, 혁명이라고 한다는.(19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