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자작글
아, 세월이여
靑松 권규학
2019. 5. 9. 23:14
아, 세월이여 / 청송 권규학
세월이란 이름의 말(馬) 한 필 있습니다
누군가는 안장에 올라타고
거침없는 질주를 하고
다른 누군가는 말발굽에 짓이겨져
만신창이 상태로 죽어지냅니다
아, 세월이여!
아무리 힘이 센 너일지라도
순풍을 얕보는 우(愚)를 범치 말고
아무리 연약한 너라고 할지라도
강풍에 돛을 올려 질주하지 말 일입니다
가는 세월을 잡을 수 없듯이
오는 세월 역시 막을 순 없는 법
세월에 장사(將士) 없다 했으니
두리둥실 아우르며 살아갈 일입니다
어차피 인생사, 권불십년 화무십일홍*이려니.(190510)
* 권불십년(權不十年)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 '권불십년(權不十年)' : '권세는 십 년을 가지 못한다'는 뜻으로
'아무리 높은 권세라도 오래가지 못함'을 이르는 말.
-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 '십일 붉은 꽃은 없다', '젊음은 찰나'와 같다는 뜻으로
'한번 흥한 것은 반드시 쇠하기 마련', '영원한 왕좌는 없다'는 의미의 격언